달아실시선

죽은 새를 먹다

  • 저자 : 이시유
  • 출판사 : 달아실출판사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페이지 : 112면
  • ISBN : 9791188710911
  • 정가 : 8,000 원

도서구매 사이트

원하시는 사이트를 선택하여 주세요.

좌충우돌, 재기발랄, 지구 별 표류기
- 이시유 시집 『죽은 새를 먹다』

이외수 소설가의 마지막 문하생인 이시유 시인이 등단 6년 만에 첫 시집 『죽은 새를 먹다』를 냈다.

이외수 소설가와 절친이기도 한 최돈선 시인은 이시유 시인의 첫 시집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돌한 언어를 구사하여 특이한 시의 구도를 짠다는 일은 쉽지 않다. 거기엔 삶을 응시하는 통찰의 힘이 요구된다. 이시유 시인이 시 원고를 출판사에 보냈을 때, 편집자는 이 시인이 지닌 어떤 당돌함에 주목했다고 한다. 그것은 색다름이고, 생경한 시어가 지닌, 낯선 불편함일 수도 있다. 한자의 혼용에 대한 의아한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언어의 요술을 부리는지 아니면 어떤 주술적 힘이 시인에게 작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마음 열어, 한 젊은 시인의 동화 같은 시를 들여다보면, 이 시인의 진가가 은은한 달빛처럼 드러나지 않겠는가. 어쩌면 이 시인의 유치함조차도 가을 서릿발처럼 빛나게 될 것이 아닌가. 병석에 누워 있는 이외수 작가가 이 시집을 받아본다면 어떤 말을 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그가 마지막으로 택한 문하생 이시유 시인. 이 시집으로 이외수 작가의 영혼이 반짝, 맑은 눈을 틔웠으면 좋겠다.”

시집 해설을 쓴 박성현 시인은 또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시유 시인의 문장은 기존의 시문법과는 다르다. 언어의 운용도, 상상력의 폭과 넓이도 기존의 정치한 문장과는 사뭇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다르다’는 것은 차이일 뿐 시집의 경중은 아니다. 게다가 우리는 그가 어떤 이유로 걷는 자로서의 ‘소년’을 불러냈으며,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다’는 페소아의 경이로운 감각에 이르렀는지, 그 고독한 흑백의 여정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 없다. 더욱이 대상을 받아들이고 긍정하는 그러한 열락(悅樂)의 기원도. 하지만 우리는 지금 그의 문장을 읽고 있다. 그가 경험한 시간들에 천천히 다가설 때마다, 우리는 우리의 내면이 또 다른 원근과 지향 속에서 다시 열리는 신비로운 체험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오로지 그것뿐이다.”

지구라는 별을 방문한 외계인을 우리는 몇 명 알고 있다. 어린 왕자가 대표적이고, 외모와 달리 귀여웠던 이티(ET)가 있고, 우리의 영웅 슈퍼맨도 있다. 어쩌면 이번 시집을 통해 우리는 또 한 명의 외계 소년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시적 화자로 등장하고 있는 소년은 아직 자신이 외계인인 줄 모른다. 하지만 그가 하는 이야기들 속에서 은연중에 툭툭 튀어나오는 낯선 문장들 낯선 화법들을 통해 우리는 그가 외계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외계인이기 때문에 느낄 수밖에 없는 이질감. 그것을 통해 우리는 미처 우리가 모르고 있던 우리 내부의 어떤 세계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또한 차마 발설할 수 없는 은밀한 감정들까지도 시적 화자는 거침없이 내뱉을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대리 만족을 하거나 대리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시유 시인의 이번 시집은 한 마디로 “좌충우돌, 재기발랄, 지구 별 표류기”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데, 이 시집이 독특하고 낯설고 혹은 거칠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순전히 지구 밖에서 바라본 우리의 모습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 안에도 작은 소년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순수하고 투명하여 후, 불면 차라리 토옥 토옥 나팔꽃 피어날 것 같은 소년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삶의 구도를 깨치기 전 또르륵 또르륵 맑은 눈동자로 세계를 바라보며 바람 속을 거닐던 소년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노리개나 슬픔, 절망이나 독사, 하이힐과 극약 그런 것 아니라 다만 토옥 토옥 나팔꽃을 머금고 있는 소년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세계를 사랑하는 소년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 「소년」 전문

이제 지구별에 불시착한 소년을 만나러 갈 시간이다. 어린 왕자보다 더 독특하고 더 이상하고 더 사랑스러운 소년을 만나서,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