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술

강과 사람

  • 저자 : (사)한강생명포럼
  • 출판사 : 달아실출판사
  • 발행일 : 2019년 12월 20일
  • 페이지 : 372면
  • ISBN : 979-11-88710-55-3
  • 정가 : 10,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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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늘 사람들의 사회에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 강은 지역주민들이 식수와 식량, 집터와 일터, 기타 생활을 위한 기본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환경의 핵심이다. 잘 흐르는 강은 육지와 해양, 지표면과 지하수의 연속성을 유지시킨다. 농업, 어업의 식량 생산에 필수 불가결한 퇴적토를 실어나르고, 홍수나 가뭄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시켜주며, 건강하고 회복력 강한 생태계의 지표나 마찬가지인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켜준다.

과학자와 전문가집단은 하나같이 강이 자기 스스로 흐르도록 내버려 두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임기 9년 내내, 대한민국의 하천정책은 철저한 퇴행만을 거듭했다. 지류도 아닌 본류에 16개나 되는 댐을 줄줄이 세워 하천유지수량을 마련하겠다는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4대강 사업’이 벌어졌다.

이후 작년과 올해, 이 퇴행을 바로잡을 중요한 전기가 물환경보전법, 물관리기본법을 비롯한 물관리일원화 관련법들을 통해 마련됐다. 부처 직제도 대폭 개편되어, 하천관리를 제외한 수량, 수질, 재해 예방 등 대부분의 물관리 기능이 환경부로 일원화되었다.

이번 호의 테마는 그래서 “흘러야 강이다”. 1부는 하천 복원의 문제를 ‘기후변화와 물’ 양자의 상관성 안에서 보도록 도와주는 글 세 편, 2부는 ‘4대강 사업’으로 생겨난 댐들의 처리 방안을 특히 낙동강 재자연화 문제를 중심으로 짚어보는 글 다섯 편, 마지막으로 3부는 하천 복원을 사회 생태적 복원으로서 통합적으로 사고해온 미국과 유럽의 몇몇 사례를 올해 있었던 국내, 국외의 강 복원 관련 컨퍼런스 두 건을 통해 들여다보는 글 세 편을 담았다.

4부~5부에는 강의 흐름을 삶의 흐름에 대한 비유처럼 사유하는 소박하지만 울림 깊은 에세이들을 실었다. 유럽, 인도, 몽골 등지와 우리나라의 강에 대한 짤막한 답사기들도 있고, 컴퓨터와 뇌의 ‘오버플로우’ 기능에 대한 단상과 롤즈의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대한 메모도 있다. 강진모의 「초인」과 하운의 「조커」 영화평도 흥미롭다. 각 부의 테마 그대로, 이들 에세이를 통해 보인 강은 삶을 따라 흐르고 삶의 뿌리를 적신다.

이번 호가 찾아간 예술가는 이재삼 화가다. 그의 작업실에는 나무나 숲, 폭포를 통째로 들어다 놓은 듯한 그림들이 사방으로 즐비하였다. 그림마다 하나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했다. 달빛 어스름이 고고하여 바람 소리, 풀벌레 소리, 소담한 거문고 소리가 묻어날 듯하였다. 나무를 태운 숯을 물감으로 삼는 이재삼 화백의 작품은 그만큼 독창적이어서 나무의 뼈이자 ‘사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책의 표지에는 화백이 직접 그린 그림이 실리며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과 맞물린다.